2024. 3. 22. 08:55ㆍ마음의 양식/마음의 수행
어느 고승이 두 제자에게 물었다.
"너는 우물이 말라 목이 타 들어가고 당장 물이 없어 죽음을 맞이할 상황이라면
어떻게 하겠느냐?
한 제자는 말했다.
"우물이 아무리 말라도 그 밑바닥 깊숙이는 축축할 것이요, 수분기가 분명히 있을 터,
두레박으로 긁고 또 긁어 남아 있는 물을 끌어 올려 목을 축이겠습니다."
다른 제자가 이어 말했다.
"마른 우물에 물이 차기를 기다리는 것은 뙤약볕 아래서 과일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
것과 같습니다. 빨리 주변에 다른 우물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."
그 말을 들은 스승은 두 제자에게 "너희 둘은 모두 다 틀렸다"고 하며 말했다.
"물이 없는 바닥을 긁어 먹었다간 배탈이 나서 더 빨리 죽게 될 것이요,
다른 우물을 찾아 나섰다가 못 찾으면 그 길로 황천길이 되는 것이다."
그리고 나서 또 말하기를 "곰곰이 생각해 보건데 너희 둘 모두 이치가 맞다.
목이 말라 죽는 것보다 흙탕물을 마시는 것이 나으며, 물이 없는 우물을 긁어내는
불필요한 수고를 하는 것보다 새로운 물을 찾아 나서는 것이 현명한 일이지."
두 제자는 스승을 보고 꿀 먹는 벙어리가 되었다. 도무지 스승의 가르침이 무엇인지
알 수 없었다.
그러자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.
"너히 모두 틀리지도 맞지도 않았다. 나 역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."
즉 스승도 제자도 한낮 먼지와 같은 미약한 존재이며 만물의 이치를 판단한다는 것이
맹인모상(盲人摸象)이다.
복잡하고 어려운 말 같지만 단순화 해보면 한쪽에 치우치는 판단이나 방식을 지양하고
조화와 균형, 타당한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것, 그것이 중도(中道)이며
한낱 먼지 같은 인간이 세상만물의 이치를 쉽게 판단할 수 없고 아무리 많은 지식을 쌓고
수양하여도 주장의 치우침이 있기 마련이고 흑백논리를 펴는 것이라
이치에 맞지 않다는 의미이다.
※ 맹인모상(盲人摸象) :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 문제나 상황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지 못하고
일면만 본다는 비유의 사자성어
[출처] 더 기프트 김기승 지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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